자료=한은.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5만원권이 대규모로 시중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가 식당과 호텔, 카지노 등 대면업종의 현금 거래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평상시라면 해당 업주들이 소비자로부터 5만원권을 받아 은행에 주로 입금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이 직격타를 입자 이러한 ‘화폐 유통경로’가 꽉 막혔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현금을 안전하게 쌓아두려는 예비용 수요가 증가한 것도 ‘5만원권 실종 사태’를 부채질했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5만원권의 환수율이 하락한 요인을 분석했다.
5만원권의 환수율 하락은 다른 지폐에 비해서도 두드러졌다. 올해 1~10월 환수율은 5만원권이 전년 동기 대비 39.4%포인트(p) 떨어졌다. 1만원권은 34.7%p 감소했으며, 1000원권은 1.3%p 하락에 그쳤다. 5000원권은 1.3%p 늘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을 통한 시중 5만원권 공급은 차질을 빚었다. 일부 금융기관은 5만원권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자 5만원권 지급을 제한했다.
한은은 ‘대면 상거래 부진’을 5만원권 환수율 하락 요인으로 제시했다. 자영업자의 거래용·예비용 현금 보유규모와 소득비중이 다른 종사상 지위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출액중 현금취득비중은 음식·숙박업(18.6%), 운수업(12.1%)이 제조업(2.2%), 건설업(0.9%)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은은 현금지출비중도 음식·숙박업(11.0%), 여가서비스업(7.8%)이 높았으나 취득 대비 지출이 작아 잉여현금을 금융기관으로 입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현금을 쟁여두려는 불안 심리가 강해지자 5만원권 발행액은 크게 늘었다.
한은은 “안전자산 선호 등 예비용 수요로 인해 발행액이 증가했다”며 “위기대응을 위해 이뤄진 추가 금리인하 조치로 현금보유 기회비용이 더욱 낮아지면서 가치저장과 예비용 수단의 고액권 화폐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10월 지급 상위 3개 금융기관을 통한 5만원권 발행액은 전년동기 대비 8.8% 감소했으나, 3개 기관을 제외한 여타 시중은행의 발행액은 25.0%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2021년 조폐공사에 발주하는 5만원권 발주량을 올해에 비해 많이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하경제 규모는 경제여건 뿐만 아니라 조세제도, 정부 규제, 청렴도, 산업구조 등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장기적으로 완만하게 변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