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학교 익명의 게시판에 윤석열 검찰총장 사태와 관련 문 대통령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판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지난 27일 오후 익명의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학교 대나무숲’에 “문 대통령, 이 검사장과 경희대 동문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올렸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 총장 사태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정의는 살아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검사를 총장으로 임명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의 대상은 오로지 야당이어야 하고 내 편에 대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 있어도 덮어야 하는 것이냐. 왜 매번 내로남불이냐”고 일갈했다.
아울러 여당과 추 장관에게는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대로 듣고 있냐. 그게 대다수의 국민 생각일 것이라는 그런 오만한 생각 좀 버려라. 국민들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학교 대나무숲’.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언급조차 하고 계시지 않는다”며 “선배님,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선배님께서 임명하신 임명직입니다. 제발 이 사태에 대해 책임감 있게 처리해 후배들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며 13가지 이유를 들며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더 나았다는 취지의 풍자로 보인다.
한편 앞서 지난 24일 추 장관은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발표 직전 관련 보고를 받았으나 별도의 언급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이어가는 것에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