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린 30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씨가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20.11.30/뉴스1 © News1
故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89)이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진행된 1심 선고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1980년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며 “광주소요사태분석교훈집 등 다수의 군문서와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목격한 바와 같이 위협사격 이상의 헬기 사격 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혐의를 부인하면서 성찰과 단 한마디 사과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도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인의 명예를 고의로 훼손할 경우 적용된다. 법정형 기준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검찰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故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등으로 표현했다. 이에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같은 달 27일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