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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또 前정부 탓?…“아파트가 빵이면 밤 새워서라도”

입력 | 2020-11-30 17:36:00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지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며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현재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발언을 했다. 주택정책 실패를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이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장관은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2021,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파트는 절대적인 공기가 필요한데 지금 와서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도 정부는 (공급할 수 없다)”며 “그래서 다세대나 빌라 등을 좋은 품질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014년 정부가 3년 간 한시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택지지정을 중단하기로 한 조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에 대규모 공급을 하는 것이 실제 수요와 맞지 않으니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취지였다.

또 이 시기 주택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울의 주택 인허가실적은 2014년 6만5249채(아파트 2만9009채) 2015년 10만1235채(아파트 4만1351채) 2016년 7만4739채(2만5226채) 등이었다. 현 정부 출범 뒤인 2018년 서울이 6만5751채(아파트 3만2848채) 지난해 6만2272채(아파트 3만6220채)인 것과 비교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7월까지만 해도 “공급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김 장관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전 정부를 탓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 장관은 이날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도심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은 10년은 걸린다”며 “부적절한 정책”이라고 표현했다.

또 호텔 임대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호텔거지를 양산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장관은 “호텔 임대주택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는 25만~30만원 정도로 우리 청년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전세대책으로 늘어나는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변창흠 LH 사장은 “주택도시기금 융자, 보증금 등을 다 반영해서 대략 8조2000억에서 10조원 정도”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LH가 국가 임무 수행에 공공기관평가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 기금 융자나 보증금 등은 부채비율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