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퀘이크’(Youthquake) 젊은 리더십, 변화 이끈다] <2> 36세 나이토 日도쿠시마 시장
나이토 사와코 일본 도쿠시마시장은 10월 15일 집무실에서 시 명물 ‘아와오도리’ 축제 포스터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아와오도리는 약 400년 역사를 지닌 도쿠시마 전통 춤이다. 나이토 시장은 “매년 8월 아와오도리 축제를 여는데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최하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도쿠시마=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올해 4월 18일 일본 역사상 최연소 여성 시장에 취임하면서 ‘유스퀘이크’의 주역이 된 나이토 사와코(內藤佐和子·36) 도쿠시마시장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왜 세계 각국에서 젊은 정치인이 득세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회를 바꿔 보고 싶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 때문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초고령사회이고 남녀 격차가 심하다. 매년 세계 각국의 남녀 격차 순위를 발표하는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은 153개국 중 121위를 차지했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1741개 지방자치단체 중 여성 수장의 비율 역시 1.4%(25명)에 불과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의 각료 21명 중 여성 장관 또한 2명뿐이다.
그는 신경 손상으로 어지럼증, 감각 이상, 염증 등이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 환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64세 현역 남성 시장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변화를 원하는 민심은 최연소 여성 시장 탄생의 원동력이 됐다. 나이토 시장은 자신의 당선 비결에 대해 “젊은 여성이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도쿠시마시는 물론이고 도쿠시마현 전체에서 여성 지사와 시장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참신하다고 느끼고 ‘뭔가 바꿔 주지 않을까’란 기대를 드러낸 것 같다”고 진단했다.
30대 여성 시장으로서 업무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그는 ‘남성’ ‘세대’의 벽을 느끼는 순간 또한 적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첫 출근 날 부장 이상 간부와 회의를 가졌는데 수십 명의 참석자 전원이 남성이었고 상당수는 아버지뻘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시에서 부장을 지낸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해서 매우 놀랐다. 그래서 5월 첫 인사 때 여성 부장 1명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대차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했다. 그는 “회의, 일상대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내 생각을 꾸준히 알렸다. 점차 직원들 또한 나의 생각을 이해해 줬다”고 했다. 또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이토 시장은 “상대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된다”며 고령층과의 접점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이토 시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는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하고 두 차례 한국을 여행했다”며 “15세 때 잠시 미국에 갔을 때도 한국 유학생과 친하게 지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경험으로 두 나라 국민의 사고방식이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양국 관계는 나쁠 때도 좋을 때도 있지만 시민 교류는 계속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젊은층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나이토 시장은 “일본에서 여성과 젊은이가 힘을 내듯 한국 젊은이 또한 사회 변화를 주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신부터 열심히 시장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나이토 사와코(內藤佐和子)1984년 도쿠시마현 도쿠시마시 출생
2003년 도쿄대 문학부 입학(이후 법학부 재입학)
2004년 난치병 ‘다발성경화증’ 진단
2010년 도쿄대 졸업 후 귀향, ‘마을 만들기’ 시민단체 등 운영
2020년 4월 일본 최연소 여성 시장으로 취임
도쿠시마=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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