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록한 것을 놓고 중국 관영매체가 김치 국제표준을 제정한 것처럼 보도한 것에 대해 영국 BBC가 ‘오보(false report)’라며 중국의 주장을 지적했다.
BBC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김치, 한중 문화 갈등을 발효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 제조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오보에 한국이 반박하고 나섰다”며 “(김치 논란은) 한국과 중국 간 가장 최근에 벌어진 문화 분쟁”이라고 전했다.
앞서 29일 중국 관영매체 환추시보는 파오차이 국제표준을 제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중국의 파오차이 산업이 국제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면서 “사실 한국이 ‘파오차이 종주국’이라는 주장은 이미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했다. 파오차이와 김치를 같은 음식인 것처럼 표현하고, 파오차이를 국제표준으로 등록한 것에 한국 김치까지 포함되는 것처럼 선전한 것이다.
BBC도 농식품부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김치의 특성과 김장문화를 소개했다. “매운 염장 음식인 김치는 중국에서 파오차이라는 이름으로 공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같은 이름의 중국 고유 음식이 있다”며 “ISO 문서에는 이번 식품 규격이 ‘김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돼 있는데도 일부 중국 언론은 이와 다르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치는 채소를 소금에 절인 뒤 양념과 발효된 해산물을 넣고 항아리에 보관한다”며 “매년 김치를 만드는 김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은 김치 수요가 많아 중국에서 수입하지만 한국은 중국의 엄격한 규제로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다”고 덧붙였다.
BBC는 최근 이어진 한국과 중국 간 문화갈등 사례도 소개했다. 10월 방탄소년단(BTS)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받으며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표현을 쓰자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의 희생을 무시했다”며 집단으로 반발했다. 11월에는 중국 배우 쉬카이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한복은 중국 의상’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