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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선두’ 박상하 고군분투…위기에 빠진 삼성화재 구해낼까

입력 | 2020-12-02 09:30:00


프로배구 삼성화재 고참 센터 박상하(34)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17번에서 10번으로 바꿨다. 고희진 신임 감독의 권유로 현역 시절 고 감독이 달았던 번호를 넘겨받았다. 구단과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을 맺으면서 주장도 맡았다. “눈빛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독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박상하는 1일 현재 세트당 0.796개로 남자부 블로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2~2013시즌 거뒀던 자신의 커리어 하이(세트당 0.808개)와 맞먹는 수준이다. 시즌 첫 경기인 10월 18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개의 블로킹을 성공하기도 했다. 팀은 하위권(6위)에 머물러 있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최근 4시즌 세트당 블로킹이 0.6개에 머물렀던 박상하가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같은 센터 출신인 고 감독은 “상대의 공격을 읽는 능력, 발놀림 등 기술적인 면에서 모두 리그 최고 수준이라 더 바랄 것이 없다. 몸 관리에만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허리 통증에 시달려온 박상하는 시즌을 앞두고 다른 선수와 달리 최대한 늦게 볼 훈련을 시작하며 몸 관리에 집중했다. 자비로 필라테스를 배우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박상하에 이어 블로킹 2위인 OK금융그룹 진상헌(0.767개), 3위 KB손해보험 김홍정(0.750) 모두 1986년생 동갑내기다. 경기를 읽는 감각이 물오른 베테랑들이 블로킹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 주장, 최고참, 주전 센터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박상하가 위기에 빠진 전통의 명가를 구해낼 수 있을까.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