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플랫폼 ‘E-GMP’ 온라인 공개 1회 충전하면 500km이상 달려… 내년 상반기 ‘아이오닉5’에 첫 적용 “2025년까지 23종 선보일 것” 전기차 시장 공략 ‘가속 페달’
10월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래차 전략 토크쇼’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울산=뉴시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내연기관차의 차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터리를 넣은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와 구동 모터 배치 등이 자유로워 전기차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차량 앞의 엔진룸이 필요 없어 차량 공간이 넓어지고 차량 바닥이 평평해지는 등 공간활용성도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은 2일 온라인을 통해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개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기술적인 특징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배터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충전 속도도 개선된다. 현대차그룹은 E-GMP를 기반으로 생산된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까지 주행할 수 있고,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초고속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때 18분 안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가 등장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용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도 니로EV와 코나EV 등을 앞세워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전용 플랫폼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폭스바겐그룹이 2018년 ‘MEB’ 플랫폼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초 제너럴모터스(GM)가 3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BEV3’를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을 적용한 ‘ID.3’의 판매를 이미 시작했고 GM 쉐보레도 전기 SUV인 ‘볼트(BOLT EUV)’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고성능 전기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고 관련된 기술도 상당히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 배터리 3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독자적인 배터리 생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