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염력과 감염 대처법 6일째부터 ‘활동성 바이러스’ 감소 중증 환자도 15일 후면 전파력 ‘0’ “우리나라 입원기간 해외의 두배… 반으로 줄여 중환자실 확보해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김덕겸 교수(왼쪽)와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력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보라매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와 호흡기내과 김덕겸 교수를 만나 코로나19 환자 전염력의 라이프타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전염력 라이프타임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충북대 등 국내외 연구자들이 시행한 배양실험 결과 등을 종합한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환자의 증상 발현 후 5일까지는 활동성 바이러스가 많이 검출됐다. 하지만 6일 이후로는 바이러스 검출 빈도가 점점 줄었다. 증상이 나타난 뒤 10일이 지나면 활동성 바이러스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방 교수는 전파력이 가장 높은 기간은 증상 발생 직전과 직후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병 후 5일째에도 전파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염력은 떨어진다”며 “문제는 국내 환자들이 증상 발현 후 평균 4일이 지난 시점에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파력이 높은 기간에 가족이나 지인들을 접촉하고 감염력이 낮아지는 시기에 입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발병 후부터 입원으로 격리되기까지의 기간을 줄이면 바이러스 전파를 더 줄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당수 환자는 초기 증상이 경미해 증상 발생 뒤 하루 이틀이 지나 검사를 받는다. 더구나 검사 결과는 수 시간 또는 하루가 지난 뒤 나온다. 또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 보건소에서 행정적인 처리를 하고 입원 병실을 수소문한 뒤 배치 차량을 타고 격리 병상에 입원하기까지 적어도 몇 시간 이상이 걸린다. 김 교수는 “결국 지금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입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진단 뒤 격리 입원을 통해서 가족 간 전파를 막는 것이 필요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검사를 받기 전부터라도 의심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각방 쓰기 등을 통해 가족 간 전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전염력 정보가 대부분 확인됐다. 입원 기간을 절반가량 줄여야 하고 더 이상 퇴원 환자에 대한 낙인이나 편견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환자 수를 줄이는 방역도 중요하지만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더 기울여야 한다. 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요한 건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라며 “중증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이미 확보된 병상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환자들의 중환자실 체류 기간이 외국의 2배 정도로 길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반 환자들의 격리 기간을 현재 10일보다 단축해 일반격리실도 충분히 확보해야 된다. 프랑스는 격리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줄였다. 독일은 5일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