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후 휴대폰 못 쓰고 경조사 생겨도 보안요원 동행
코로나19 유행 속에 입소 전 전원 진단검사 받고 '음성'
위원들 간 감염 확산될라 '조심'…"방역수칙 철저 준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는 3일 오후까지 장장 36일간 철통 보안 속 감금 생활을 해 온 출제·검토위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 예년보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입소시부터 진단 검사를 받았고, 출제 기간 내내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지금까지 의심증상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논리학 전공)는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위원 가운데) 지금까지 코로나 관련 의심증상자는 1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입소하면 휴대전화도 반납해야 하고 인터넷도 쓸 수 없다. 직계가족이 사망하는 등 경조사가 발생했을 때도 보안요원과 동행해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것만 허용된다.
올해는 입소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생활 중에도 방역 수칙 준수가 강조됐는 점이 특징이다.
평가원은 올해 출제·검토위원이 총 530여명이라고 밝혔다. 36일간 합숙하는 이들 사이에서 감염이 확산되면 수능 출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민 위원장은 “입소 당시에 전원이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가 1일 후에 나오게 돼 있다”며 “결과를 받기 전까지는 출제위원들 간에도 접촉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자제했고, 전원 음성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입소 후에도 식사는 2교대로 이뤄졌고, 1열로 배치해 칸막이로 접촉을 최소화했다.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해 만약을 대비한 감염 위험을 대비했다. 인근 보건소, 소방서와 핫라인도 구축됐다.
민 위원장은 “(음성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이라든지, 또 동선 파악을 위한 카드 체크라든지, 또 식당에서 일렬로 칸막이 된 테이블에서 시간을 조정해 가면서 식사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방역조치를 철저히 지키면서 출제했다”고 말했다.
출제·검토위원들은 이날 수능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 시작하면 합숙에서 풀려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 위원장은 “지난 2주 동안 수능특별방역조치에 협조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방역과 출제관리를 하는 이중의 부담 속에서도 출제진과 검토진이 출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현장의 관리요원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