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전단 살포나 확성기 사용 같은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를 거쳐 9일 이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개정안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큰 법안이다. 통일부는 “국민 생명·안전 보호법이자 남북관계 개선촉진법, 한반도 평화증진법”이라고 했지만, 정부가 국민 안전을 위해 전단 살포를 막는 조치를 할 수는 있어도 아예 처벌법까지 만들어 원천 봉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법원도 2015년 국민 생명이 위험하면 부득이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하면서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제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더욱이 이 개정안은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의 반발 직후 추진돼 ‘김여정 하명법’이란 딱지가 붙은 법안이다. 북한은 6월 “쓰레기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협박한 뒤 모든 남북관계를 단절하고 남북연락사무소까지 폭파했다. 이런 북한을 득의양양하게 만들어준 전단금지법은 향후 남북관계 정립에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북한은 이제 우리 언론과 민간단체의 비판까지 일일이 시비를 걸며 정부를 몰아붙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