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가형 고난도 문제 많아… 나형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쉬워 국어 난도, 전문가-학생 의견 상반… “재학생-재수생 유불리, 딱히 없어”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민찬홍 출제위원장의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 치러진 이번 수능은 난이도 조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컸다. 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는 재학생과 재수생 어느 한쪽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국어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영어는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수학은 자연계 지망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에서 고난도 문항이 늘고 중간 난도 문제도 풀이 과정이 길어져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반면, 나형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쉬운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출제 범위가 10% 줄었지만, 사고력과 응용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들을 통해 변별력을 높였다. 대구 혜화여고 김정환 교사는 자연계열 수험생이 많이 보는 수학 가형에 대해 “작년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수학 나형은 다소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한다.
결시율이 이번 수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신청자가 49만992명으로 크게 줄었고, 이 중 6만4648명이 시험을 치르지 않아 결시율은 13.17%를 기록했다. 현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높다.
전체 응시인원이 쪼그라들면 이에 비례해 각 등급에 속하는 인원도 줄어든다. 특히 미응시자 중 하위권이 많다면 상위권 학생들의 등급이 바뀔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전형에서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는 수험생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정시전형으로 이월되는 인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능 성적통지표에는 각 과목의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기록된다. 표준점수는 원점수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점수다. 영역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바탕으로 전체 분포에서 개인이 획득한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입시에서는 각 과목의 원점수보다는 표준점수가 더 중요하다.
김수연 sykim@donga.com·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