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미테랑 누르고 48세 당선
유럽연합의 기반 닦은 인물 평가

1977년 5월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프랑스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왼쪽부터)이 담화를 나누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유럽 통합의 선구적 역할을 했던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날 지스카르데스탱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평소 앓던 폐와 심장 질환에 코로나19가 더해져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후 1956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이었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설립한 레지스탕스에서 복무한 인연으로 드골 재임기인 1962년 재무장관을 맡았다. 이후 드골과 결별하고, 독립공화당을 창당했다.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이 1974년 4월 2일 재임 중 숨지자 같은 해 대선에서 우파 후보로 나서 좌파 후보 프랑수아 미테랑을 누르고 48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1981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미테랑에게 패하면서 단임에 그쳤다. 이후 그는 5편의 소설을 발표하는 등 작가로 활동했다. 올해 3월에도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신작을 발표하며 “전염병을 이겨내자”고 독려했다. 2018년 5월에는 독일 공영방송 WDR 소속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