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고니즘/지상현 지음/360쪽·6만5000원·다돌책방

저자는 책 제목인 ‘안타고니즘(길항작용)’이라는 생물학적 개념을 차용해 삼국의 애매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조명했다. 길항작용은 생물체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에서 두 개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서로 그 효과를 부정하는 개념이다.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로 오랫동안 삼국의 공예품을 토대로 세 나라 ‘문화의 유전자’를 연구해온 미술과 디자인 전문가인 저자는 한 나라의 문화를 만드는 공동체의 심리와 역사는 서로 밀고 당기는 길항작용으로 이뤄진다고 본다. 문화는 다시 미술, 건축양식, 축제, 옷과 장신구에 영향을 끼쳐 나라별 특성이 생겨난다.
이 나라 사람의 기질은 어떻고, 저 나라의 국민성은 어떻다는 견해는 당연히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저자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는 “규정에 반대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게 나오게 마련이다. 진정한 의미의 기질론은 우(優)와 열(劣)을 가르려는 준비가 아니다. 도리어 현실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살펴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