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6월 전북 전주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가 이 같은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식당의 환경은 외부 환기를 시키지 않고 냉방기를 계속 가동하는 일반적인 여름 식당의 모습이었다. 이때 확진자 한 명이 식당을 방문했고 그 시각에 함께 방문한 2명의 손님이 코로나19 확진자와 각각 4.8m, 6.5m 떨어져 있었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사례를 연구한 이주형 전북대 교수 연구팀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침방울이 최대 2m까지만 도달하는 데 반해 환기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냉난방기를 틀면 공기 순환이 일어나 그 3배가 넘는 거리에서도 감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실내에서 같은 공간에 있었던 몇 명이 감염된 사례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8월 경기 파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60명 이상이 집단 감염된 사례는 공간에 따라 수십, 수백 명이 감염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프랜차이즈 카페는 쾌적한 환경으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냉방기 사용으로 환기가 잘 되지 않은 데다 카페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
환기의 효과는 이미 수치로도 증명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시간에 5회 이상 그 공간의 공기를 환기시킬 경우 바이러스를 99% 줄일 수 있다. 또 환기를 통해 이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라돈 등 다양한 실내공기질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니 최고의 방역은 환기인 것이다. 다만 겨울에 환기를 할 경우에는 난방 에너지가 소비되는 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겨울철 환기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더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냉난방 기능과 환기 기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 냉난방 공조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난관을 극복해온 역사다. 분명 코로나19 사태는 지구가 준 또 하나의 난관이다. 이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기와 냉난방 등 실내 환경의 근본적인 관리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