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오스트리아 수도 빈이 북한 정권의 밀수와 첩보 활동이 이뤄지는 핵심 관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라 무기나 명품 등을 직접 수입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빈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이를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 해외 첩보활동을 잘 아는 익명의 서방 고위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유럽에서 활동하는 북한 국가보위성 요원이 최소 10명에 이르고, 이들 중 최소 1명은 정기적으로 빈 외곽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가보위성은 북한의 공안 ·첩보기관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요원들은 빈을 중심으로 대사관과 외교관을 감시하면서 외교 간부 송환 등에 관여하고 있으며, 북한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대북 제재에 따라 북한이 공식적으로 수입할 수 없는 권총 등 무기나 명품도 첩보 요원들이 빈을 통해서 밀수한다. 한 예로 2018년 9월에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로 이동할 때 탔던 케이블카도 이 같은 밀수 과정을 거쳐서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북미 간에 북핵협상이 이뤄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위치한 빈이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원자로와 연구소 폐쇄 등 북핵 동결 작업이 이뤄지려면, IAEA와 북한 간 접촉이 잦아질 것이고 북한 당국자가 빈을 더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