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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서 사고당한 운전자 시민들이 구조

입력 | 2020-12-07 03:00:00

車-분리대 사이 다리 끼인 운전자
시민 10여명이 車들어 끄집어내




5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차량과 중앙분리대 사이에 발이 끼인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시민 10여 명이 차량을 들어올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주말 낮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차에 끼인 운전자를 시민들이 힘을 모아 구조했다.

6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0분경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언양휴게소 3km 지난 지점에서 쏘렌토 차량이 도로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도로 위에서 멈춰 섰다. 이 차량의 30대 운전자 A 씨는 사고 수습을 위해 하차한 뒤 차량 범퍼에 앉아 보험사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 순간 뒤에서 오던 쏘나타 차량이 A 씨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차 후미를 들이받았다. 2차 사고를 당한 A 씨는 자신의 차량과 중앙 분리대 사이에 다리가 끼었다.

다행히 멀찍이 뒤에서 오던 차량들이 사고 상황을 보고 비상 깜빡이를 켜며 속도를 줄였다. 편도 3차로 중 1, 2차로의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잠시 뒤 차량 7대가 차례로 정차하더니 운전자와 동승자 등 10여 명이 내렸다. 한 남성이 도로 위에 서서 수신호로 나머지 1개 차로의 운행을 정지시키는 동안 이 시민들은 A 씨 차량으로 달려갔다. 당시 A 씨는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구조에 나선 시민들은 쏘렌토 앞쪽으로 다가가 일제히 손을 차량 밑으로 집어넣었다. “하나, 둘, 셋!”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은 힘을 모아 차량을 들어올려 중앙분리대와의 틈을 벌린 뒤 A 씨를 끄집어냈다.

구조에 나선 한 여성은 A 씨에게 “정형외과에서 일하는 간호사”라고 소개한 뒤 부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취하게 한 뒤 구조를 기다리도록 도왔다. 소방 관계자는 “간호사라고 밝힌 여성분은 환자 상태를 알려주고 응급차로의 이송 과정도 도왔다”고 전했다. A 씨는 중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19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구조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대부분 각자 차량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위험한 곳인데도 많은 시민이 용기를 내어 빠른 조치를 한 덕분에 한 시민의 목숨을 구했다. 구조를 했던 분들 중에 이름이나 연락처를 남긴 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