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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밀수 핵심 통로는 오스트리아 빈…무기 ·명품 조달”

입력 | 2020-12-07 03:00:00

블룸버그 “제재 무기-명품 등 조달… 코로나 여파로 밀수 의존도 커져”




오스트리아 수도 빈이 북한 정권의 밀수와 첩보 활동이 이뤄지는 핵심 관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라 무기나 명품 등을 직접 수입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빈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이를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 해외 첩보활동을 잘 아는 익명의 서방 고위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유럽에서 활동하는 북한 국가보위성 요원이 최소 10명에 이르고, 이들 중 최소 1명은 정기적으로 빈 외곽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보위성은 북한의 공안·첩보기관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요원들은 빈을 중심으로 대사관과 외교관을 감시하면서 외교 간부 송환 등에 관여하고 있으며 북한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대북 제재에 따라 북한이 공식적으로 수입할 수 없는 권총 등 무기나 명품도 첩보 요원들이 빈을 통해 밀수한다. 한 예로 2018년 9월에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로 이동할 때 탔던 케이블카도 이 같은 밀수 과정을 거쳐서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북한이 외교관과 첩보 요원을 동원해 밀수에 나선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수차례 제기됐다. 2009년에는 호화요트 밀수에 빈 소재 대사관 직원을 동원했다가 이탈리아 당국에 적발돼 논란이 됐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대홍수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밀수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