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과거 어린이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출연했다. 인기 캐릭터 ‘그로버’에게 이민자에 대한 문호 개방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장면. 사진 출처 HBO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The jury‘s out.”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추진했던 북-미 정상회담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쌓기 차원에서 북-미 대화가 진행되다 보니 결국 북한에만 좋은 일을 시켰다는 것이지요. 블링컨 지명자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추진됐던 ‘전략적 인내’ 정책의 중요성을 되짚습니다. 이 정책 비판론자들에게는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반박하죠. ‘The jury’s out’은 ‘배심원들은 (판결 토의를 하기 위해) 밖에 있다’, 즉 ‘아직 결과를 모르는 상황이다’라는 뜻입니다.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쯤 트럼프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흐지부지됐다는 것이지요.
백악관 대변인으로 낙점된 젠 사키 인수위 선임고문은 2017년 유엔총회를 앞두고 CNN 기고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부재를 비판합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하는 외국 정상들에게 “이 행정부가 공개하고 싶지 않은 비밀은 일관된 전략이 없고 즉흥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미국인들은 불명예스럽고 숨기고 싶은 것을 ‘dirty’하다고 하는데요. 요즘 젊은층이 많이 쓰는 단어 ‘흑역사’는 영어로 ‘dirty laundry(더러운 빨랫감)’라고 하죠.
△“I don‘t think we’re there yet.”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은 ‘중국 역할론자’입니다. 블링컨 지명자도 마찬가지지만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이 미국과 협력해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지난해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공동으로 외교잡지에 중국과 협력적인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를 하면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거기(그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긴 하지만 북한 문제처럼 협력해야 할 장기적 목표가 있으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