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이준익 등 영화감독 4명
‘코로나시대 감독살이’ 주제 토크
“넷플릭스 등 OTT 급성장했지만 영화산업 위기가 영원하진 않아”

5일 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에 참여한 윤제균 감독(왼쪽)과 이준익 감독. 윤 감독은 “상황이 개선되면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 제공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중국집에서 먹는 짜장면이라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집에서 끓여 먹는 짜장라면이라고 생각한다.”(윤제균 감독)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중구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제5회 충무로영화제 디렉터스 위크’의 마지막 날인 5일, 윤 감독(51)은 영화가 지닌 본연의 가치를 강조했다. 윤 감독을 비롯해 이준익(61), 김홍준(64), 임필성 감독(48)이 ‘한숨 토-크: 코로나 시대 감독살이’를 주제로 모여 앉았다. 이야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산업이 맞은 위기에 반해 넷플릭스 등의 OTT 산업은 급성장하는 현실을 진단하면서 시작했다.
두 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윤 감독은 “코로나19로 영화가 내리막을, OTT가 오르막을 겪고 있지만 그게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치 짜장라면을 처음 먹었을 땐 ‘이젠 중국집에 갈 일이 없겠는데’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계속 먹다 보면 다시 좋은 중국집에 가서 제대로 된 짜장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감독은 최근 준비하던 영화 얘기도 꺼냈다. 이 감독은 지난해 가을 흑백 영화 ‘자산어보’ 촬영을 마치고 올 초 개봉을 준비하며 후반작업을 진행하다 우여곡절 끝에 내년 2월로 개봉일을 잡았다. 윤 감독 역시 지난해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의 촬영을 끝내고 올여름 개봉을 준비했으나 일단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예고편이 나왔는데 내년 설에는 개봉할 수 있을지 또다시 불안하다”면서도 “한숨쉬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인생에서 한 번 잠시 한숨을 깊게 쉬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준비 단계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윤 감독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힘들다”면서도 “한국 감독들이 관객이 극장에 올 수밖에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