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영국 정부는 올해 안에 80만 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끝낼 계획. 1순위는 의료인과 80세 이상 노인들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94)과 남편 필립 공(99)도 순번에 따라 맞는다. 하지만 요양원 노인들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화이자 백신은 온도 조절이 까다로운 데다 1000개 단위로 포장돼 있어 수십 명이 지내는 요양원으로 백신 묶음을 보내면 900개 넘는 백신은 쓰지도 못하고 버려야 한다. 영국 정부는 안전하게 소분(小分)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백신을 확보한 나라들은 접종 순서를 정하느라 고민이다. 코로나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 인력이 우선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나머지는 백신 접종의 목표와 나라 사정에 따라 우선순위가 다양하다. 접종의 목표가 사망자 줄이기일 경우 대개는 노인과 기저질환자들을 우선시한다. 하지만 활동량이 많아 전파 가능성이 높고 백신 부작용은 적은 젊은이들이 먼저라는 반론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18∼59세가 우선이다.
▷미국은 10일과 17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사용 허가를 앞두고 “내년 봄이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백신 3종의 구매를 확정해 노인들부터 맞기로 하고 우선순위가 적힌 쿠폰 발행 계획까지 세워두었다. 한국 정부가 구매 계약을 맺은 백신은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스트라제네카 한 종류뿐이다. 백신 확보도 서둘러야 하지만 어렵게 구한 백신이 공동체 복원의 계기가 되도록 공정하고 효율적인 배분 순서를 정해두어야 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