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스널전 1골 1도움 2-0 승 이끌어… 토트넘 선두 복귀 리그 10호… 5시즌 연속 10골이상 “골장면 구단 영상에 평생 나왔으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이 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안방경기에서 전반 13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손으로 카메라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손흥민이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토트넘은 2-0으로 승리하며 EPL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런던=AP 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대표적 라이벌인 토트넘과 아스널의 ‘북런던 더비’에서 환상적인 골을 터뜨린 손흥민(28·토트넘)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평소 수훈 선수로 꼽혀도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 온 그이지만 이날은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구단 인터뷰에서 그는 “경기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우리 팀의 과거 아스널전 영상에 내 골이 없었다. 오늘 내가 넣은 골 장면이 평생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EPL 안방경기에서 손흥민은 ‘원더골’을 터뜨렸다. 전반 13분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을 시작한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왼쪽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곡선을 그리며 약 25m를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벼락같은 슈팅을 막기 위해 키 190cm인 아스널 골키퍼 베른트 레노가 몸을 던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손흥민의 아스널전 통산 3호 골(EPL, 컵대회 포함). 토트넘 구단은 경기 후 트위터에 이 장면을 올리면서 ‘이 골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흥민이 전반 46분(추가시간) 케인의 골에 도움을 추가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한 토트넘은 아스널(15위)을 2-0으로 꺾고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시즌 EPL 10호 골(유럽대항전 등 포함 시즌 13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EPL 다섯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도미닉 캘버트루인(에버턴·11골)에 이어 리그 득점 2위. EPL 데뷔 후 자신의 최단 기간인 11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손흥민은 경기당 0.91골(EPL 기준)의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ESPN FC는 트위터를 통해 “손흥민의 득점이 아스널의 이번 시즌 팀 득점(10골)과 같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토트넘은 이날 9개월여 만에 유관중 경기(2000명 입장)를 치렀다. 토트넘 안방 팬들은 통쾌한 한 방을 날린 뒤 후반 43분 교체 아웃되는 손흥민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우리 팀과 팬들은 승점 3점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관중은 2000명이었지만 응원 소리는 2만 명보다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