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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죽어가는데 장난하냐”…눈치없는 멜라니아-이방카에 비판

입력 | 2020-12-08 16:52:00


임기를 약 한 달 반 남겨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50)와 맏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39)이 트럼프 일가의 유산을 남기려는 눈치없는 행동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 연일 20만 명이 넘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국면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멜라니아 여사는 7일 트위터에 “백악관 테니스장 완공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백악관을 본뜬 모양의 건물이 있는 테니스장 사진을 첨부했다. 테니스장이 들어선 부지는 전통적으로 대통령과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농구 코트로 사용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곳을 테니스장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창궐 초기였던 올해 3월에도 이 테니스장 개조 현장에서 안전모를 착용한 채 건물 설계도를 살펴보는 사진을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넉 달 후에는 백악관 장미정원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해 같은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개조 비용은 민간 기부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백악관은 기증자 명단 공개를 하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은 “코로나19로 은행 잔고는 바닥이 나고, 국민들은 집과 생명을 잃고 있는데 장난치는 거냐”며 비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굶주린 군중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빗대 ‘멜라니아 앙투아네트’라는 해시태그까지 넘쳐난다.

이방카 보좌관 또한 같은 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7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어브러햄 링컨 등 전직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조각된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 앞에서 촬영했던 사진을 게재하며 부친을 홍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방문 때부터 자신의 얼굴 또한 이 곳에 새기고 싶다는 희망을 은근히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새기는 절차를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에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