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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자율주행 공들인 ‘오로라’ 알고보니 도요타도 주주

입력 | 2020-12-08 17:39:00

사진 뉴시스


자율주행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던 현대자동차그룹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일본 도요타와 같은 기업에 투자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오로라는 우버로부터 자율주행 사업부문 자회사인 ‘어드밴스드테크놀로지그룹(ATG)’을 인수해 합병하기로 했다. 2017년 구글, 테슬라, 우버 출신의 전문가들이 설립한 오로라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 ‘오로라 드라이버’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적용해 차량 주변의 인지 성능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크리스 엄슨 오로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고, 지난해 6월에는 현대·기아차가 오로라에 투자하며 협력에 공을 들일 정도로 자율주행 기술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오로라와의 협력으로 독점적인 자율주행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던 현대차그룹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ATG에 일본 도요타와 덴소,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이 지난해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투자해 주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로라의 이번 인수로 도요타 등 기존 ATG 주주는 오로라와 ATG의 합병 법인 주식을 취득하게 돼 결과적으로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가 같은 자율주행 업체의 주주가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오로라의 자율주행 사업 기반을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로라가 현금 동원 없이 우버로부터 4억 달러를 투자받는 대신 자사 주식 26%를 넘기는 조건으로 ATG를 품에 안으면서 현금을 확보했고, 기존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우버, 도요타, 덴소, 소프트뱅크 등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다. 오로라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상용화할 때 우버의 사업 기반이 활용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