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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요양원 거주자-직원부터 백신 첫 접종

입력 | 2020-12-09 03:00:00

[코로나19]화이자 투약… 총리 “역사적 시작”
세계 첫 대규모 접종 지구촌 주목




첫 접종은 91세 할머니 영국이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8일 오전 6시 30분(현지 시간) 잉글랜드 코번트리의 대학병원에서 91세 여성 마거릿 키넌 씨(왼쪽)가 영국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코번트리=AP 뉴시스

“올해는 대부분 혼자 지냈어요. 최고의 생일 선물입니다.”

8일 오전 6시 반(현지 시간) 영국 중부 코번트리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마거릿 키넌 씨(91)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세계 1호 접종자’다. 14일 91세 생일을 맞는 그는 로이터통신에 “첫 접종자가 돼 영광이다. 새해에는 가족,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대규모 접종이 시작돼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오전부터 전국 70개 병원에서 우선순위 1단계에 해당되는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들을 중심으로 접종이 전개됐다.

보건당국은 80세 이상과 의료진, 75세 이상, 코로나19 감염 위험군 등 9단계 순서에 따라 접종에 들어갔다. 이날 거점병원마다 백신이 보관된 드라이아이스 관리 등에 만반을 다하는 분위기였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한 후 사용 직전 해동해 6시간 내 접종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이날 군 병력까지 병원에 파견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백신을 탈취당할 가능성을 우려해 저장 장소, 유통 과정은 기밀로 유지했다. 현재 일주일간 쓰일 화이자 백신 80만 회분(40만 명 접종분)이 병원에 비축된 상태다.

뉴캐슬 로열 빅토리아 병원을 찾은 하리 슈클라 씨(87)는 가디언에 “코로나19 사태가 끝을 향해 가는 듯 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코로나19와 싸우는 역사적 시작”이라고 적었다.

미국에선 이르면 이번 주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인에게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방침이라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신 최고회의’를 열고 백신 배포 및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행정부 관료들과 물류회사 및 약국 체인 대표 등이 참석했지만 정작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 관계자는 불참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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