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손혜원 TV’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필리핀에서 사망한 동생의 소식을 전하며 “짧은 인생을 살다간 것이 안타깝다”면서 “거짓말을 떠들고 다니면서 자기 명을 재촉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손 전 의원은 도박에 빠져 전재산을 탕진한 동생이 죽기 전 비싼 호텔에 묵었다는 점이 이상하다며, 동생이 자신을 팔고 다니며 ‘위험한 돈’ 을 빌렸다가 살해당했일 수도 있다고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동생의 죽음으로 제가 이득봤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손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를 통해 ‘잘가라 손현’이라는 제목의 실시간 방송을 약 58분간 진행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득을 봤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동생이 보수 유튜브 등을 통해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저를 어떻게 밟고 다녔는지 아는 사람들”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거나 동생이 필리핀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면 검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손혜원 전 의원의 동생 손현 씨. 사진=뉴스1
손 전 의원은 사망한 동생에 대해 “고졸이지만 워낙 머리가 좋고 행동력이 있었다”면서도 “어느 때부터 도박을 했다. 처음 결혼하고 여러 가지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치고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결혼에 실패하고, 두 번째 결혼하면서 도박을 본격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이 도박에 빠져 어머니 집, 아내의 아파트와 교사 퇴직금을 비롯 전재산을 탕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동생의 딸을 키우고 아들 학비를 줬지만, 도박 자금을 안 댔다”며 “(동생은) 15년 사이에 사기죄로 네 번을 감옥에 갔다”고도 했다.
“동생이 수상한 차를 타고 갔다”
손 전 의원은 동생의 사망과 관련해서는 타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그는 “동생이 필리핀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 얘기를 하면서 돈을 빌리고 다니고 안 갚아 돈을 빌려준 사람이 연락이 오기도 했다”며 “누구에게 큰 돈을 빌려 또 도박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사망했다는 숙소에 갈만한 차비조차 없었고, 굶어죽어도 단돈 만원이 있으면 노름을 하는 애”라며 “전 부인은 유서만 이미 50장을 봤다. 그동안 유서에 저와 전 부인에 대해 악담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유서는 악담도 없다. 이상하다”고 했다.
그는 누나에게 받을 돈이 10억 있다며 여기저기 돈을 빌리고도 한푼도 갚지 않던 동생이 어느 날 채권자에게 돈을 갚겠다고 만나자고 했다고 전했다. 돈을 갚은 동생은 검은색으로 선팅한 차 뒷좌석에 올라타고 떠났다고 한다.
이어 “돈을 못 갚아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한다”며 “대사관을 통해 수사 요청을 상황”이라고 밝혔다.
손 전 의원은 “동생이 짧은 인생을 살다간 것이 안타깝다. 목포에 있는 전 부인이 그렇게 서럽게 우는 것을 보면서 손현을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면서도 “슬퍼하는 전 부인을 생각해서 조금만 정직하게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거짓말을 떠들고 다니면서 자기 명을 재촉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또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1년에서 하루 빠지는 날에 동생이 떠났다. (동생이) 어머니 곁에 있으면 편안해지지 않을까”라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현지 소식통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손 전 의원의 동생 손현 씨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경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州) 앙헬레스시에 있는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나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 씨는 손 전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인 지난해 2월 28일 서울 종로구 자유민주국민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밝혀진 (손 전 의원의) 차명 부동산 24건 외에 7건이 더 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손 전 의원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목포시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매입하도록 한 혐의(부패방지법·부동산실명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