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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징계위 D-1…‘정직·면직·해임’ 경우의 수와 2개 가능성

입력 | 2020-12-09 11:33:00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징계 여부와 함께 그 수위가 어떻게 결정될지도 주목된다. 중징계가 의결되더라도 3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그 파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징계법상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면직, 해임 순으로 무거워진다. 직을 유지하는 견책, 감봉과 달리 정직은 검사의 직무집행을 1~6개월 정지시킨다. 해임되면 공무원 신분이 박탈되고 퇴직금과 연금이 25% 삭감되며 3년간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다. 면직은 해임에 이은 중징계로 2년간 변호사 개업이 제한된다.

법조계에선 법무장관과 차관, 장관 지명 검사 2명, 장관 위촉 외부인사 3명으로 꾸려지는 징계위 구성상 추 장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고, 총장 직무를 대행했던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추 장관에게 등을 돌린 만큼 정직보다 해임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 임기가 내년 7월까지라 최대 6개월인 정직 처분을 하면 사실상 해임과 비슷한 결과를 낳는 점도 있다.

감찰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정직을 하면 새로 인선할 필요가 없어 연초부터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게 강점인데, 조 차장에게 직무대행을 맡기겠느냐”며 “윤 총장 쪽에서도 ‘재판부 문건’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으니 아예 해임이 돼야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무거운 처분이 나올수록 부당성 주장이 용이해진다는 취지다.

반면 징계위 외부인사 풀이 짜여 있고, 윤 총장 측에서 편향 우려가 있는 징계위원은 기피를 신청할 것이라 중징계를 예단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외부 징계위원 임기는 3년이다.

감찰관련 근무를 했던 한 검사는 “장관이 이 건을 놓고 외부 위원을 지명하는 게 아니라 100% 장관 편을 든다는 보장도 없다”며 “(징계 청구) 사유가 말이 안 돼 중징계 의결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윤 총장에 대해 경징계나 무혐의 의결이 날 경우 추 장관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검사는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얘기를 한 게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이와 무관하게 추 장관의 검찰개혁 공이 크다며 명예퇴진시키려 한 것 아니겠나”라고 봤다.

윤 총장 측은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 징계위원으로 거론되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해선 이미 기피신청 방침을 굳힌 상태이기도 하다.

검사징계법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윤 총장 측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감찰 관련 기록과 징계위원 명단 등도 계속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는 전날(8일) 윤 총장 측에 징계기록 일부를 추가교부하겠다고 했으나, 명단공개 요청엔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이에 10일 오전 10시30분 예정대로 징계위가 열리더라도 당일 의결까지 가능할진 미지수다.

징계위원 기피신청에 따른 심의·의결에 증인신문, 윤 총장 감찰 관련 자료를 둘러싼 공방 등을 고려하면 ‘본안’을 본격적으로 심리하기에 앞서 “선행 절차들부터 정리가 돼야 한다”는 게 윤 총장 측 입장이다. 윤 총장 측은 류혁 법무부 감찰관,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을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윤 총장 측 손경식 변호사는 “합리적으로 공평한 절차를 거쳐 한다면 (징계 의결이) 하루만에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 총장 측이 10일 징계위엔 불참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혐의자가 심의기일에 불출석해도 서면 심의를 통한 징계 의결은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윤 총장 측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여론을 마주할 수 있고, 윤 총장이 ‘법정 싸움’을 불사할 전망인 만큼 징계취소 가처분 신청과 취소 소송 과정에 법원이 직무정지 효력정지에 이어 또 윤 총장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편 일각에선 중징계 의결보다 향후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가 정국에 더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이 ‘절차적 문제’를 짚었던 것과 달리 징계위 결과에 대한 가처분은 ‘실체’에 대한 판단이라 인용시 검찰 내부가 강하게 결집할 수 있고, 리더십을 회복한 윤 총장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월성1호기 사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라임 사건 등에 총력전을 펼 경우 정부여당 지지율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