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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인 줄 알고 짰는데…혹으로 얼굴 뒤덮인 필리핀 소녀

입력 | 2020-12-09 20:50:00

질병 발생 전 메리의 모습(왼쪽)과 메리의 사연을 페이스북에 소개한 나르시사가 올린 메리의 질병 후 모습. 메리·나르시사 페이스북 캡처


필리핀의 한 소녀가 코에 난 뾰루지를 여드름인 줄 알고 제거하다 얼굴 전체가 혹으로 뒤덮이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필리핀 누에바에시하주 출신의 메리 앤 레가초(17)는 현재 이목구비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부어 실명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메리는 코에 올라온 뾰루지를 두 손으로 짰다가 며칠 뒤 얼굴 전체가 부어올랐다. 처음에 그는 아기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한 호르몬 문제라고 여겼다. 하지만 통증을 동반한 혹이 코와 볼, 이마로 점차 퍼져나갔고 이젠 눈으로도 번져 시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메리는 집에서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사용하는 등 갖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1년 후 검사를 받기 위해 동네 병원을 찾았으나 원인불명의 질병을 진단할 장비가 없어 그는 더 큰 병원에 가야 했다. 하지만 이번엔 의료비가 문제였다. 그의 남편인 앨버트 살레스는 농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에 메리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앨버트는 가족과 함께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아내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메리는 “이제 내 얼굴이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며 슬퍼했다.

흔히 우리는 코 주변에 뾰루지가 나면 메리처럼 여드름으로 오해해 직접 압출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다. 국내에선 코 주변부에 발생한 뾰루지를 짰다가 안면신경마비에 걸린 사례도 있다.

코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양쪽 입술 끝을 이은 부위는 주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로, 이른바 ‘위험 삼각형’이라고 불린다. 이곳에 뾰루지가 났다면 그냥 놔두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