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을 두고 “김여정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김정은의 계산된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경화 장관은 지금까지 북한을 비난하는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도 없고, 지난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연회에서 김여정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오랫동안 얘기 나누면서 김여정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몇 안 되는 인사들 중 한 분”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글 도입부에서 태 의원은 “김여정이 뜻밖에도 북한의 ‘코로나 확진자 0 주장’에 의심을 표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김 부부장의 발언을 두고 “지난 시기 김여정 발언과 비교해 보면 내용이 너무 간단하고 직선적”이라며 “‘앞뒤 계산도 없이’,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 등 맥락을 살펴보면 ‘남북대화 재개하려면 강경화 장관 교체하라’는 메시지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비난 성격이 별로 강하지 않은 (강 장관의) 애매한 발언 놓고 ‘강경화 찍어내기식 담화’를 발표한 것은 우리 정부 관계자들을 ‘입단속’시키려는 목적도 있겠으나, 더 중요하게는 향후 남북관계에서 주연으로 등장할 김여정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김정은의 계산된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앞으로 강경화 장관이 현직에 남아 있는 한 남북대화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초 청와대 자체의 인사교체 일정에 따라 강경화 장관이 교체되면, 제 나름대로 김여정의 압력에 의한 조치인 것처럼 간주하며 대화 복귀할 수 있는 명분 세운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