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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힐링공간 만들고 청년창업 지원… ‘살기좋은 동네’ 만들기 앞장

입력 | 2020-12-10 03:00:00

[삶을 바꾸는 혁신, 공간복지]
<8·끝> ‘2020 공간복지 大賞’ 서울 지자체 수상사례




목공지도사(왼쪽)가 양천구 나무마을목공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한 ‘2020 대한민국 공간복지 대상’ 수상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의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 자치구의 사례를 소개한다. 최우수상을 받은 양천구는 낡은 창고를 문화 체험 공간으로 재정비해 주민 친화적인 장소를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남구는 도심 속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힐링 공간을 조성해 큰 호응을 얻었다. 우수상을 받은 서대문구는 골목 안 문화 공간 ‘이화쉼터’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관악구는 청년을 위한 특화 공간과 도시농업 공원을 만들어 개방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최우수상 양천구… 유휴공간을 목공방-안전체험장으로 리모델링


서울 양천구는 기존 유휴 공간을 주민을 위한 목공 문화체험 공간과 안전체험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공간복지를 실현했다.

양천구 목공방은 나무마을목공방과 연의목공방 등 두 곳이다. 2017년 문을 연 나무마을목공방은 오목공원에 있던 공원 관리용품 보관시설을 리모델링해 마련했다. 137m² 규모에 교육실과 목공기계실을 갖췄다. 목공지도사 2명과 전통목공 강사 1명이 운영을 맡고 있다.

목공방은 자유학년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유치원, 학교와 연계한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아실현과 여가활동, 평생학습 측면에서 가족 단위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용목공 프로그램, 목재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가자격증반도 운영한다.

양천구는 올 9월 신정3동에 연의목공방도 열었다. 나무마을목공방이 목동에 위치해 있어 타 동에 거주하는 양천구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구청 도로과 자재창고를 없애고 같은 부지에 지상 2층, 203m² 규모의 새로운 건축물을 지어 공간을 마련했다. 연의목공방은 목공체험장과 사무실, 재단실 등을 갖추고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가 목공방을 이용하며 문화체험과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며 “목재교육 전문가도 배출해 방과후 교사, 마을학교 강사 등 구 일자리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생활안전체험교육관은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던 부지 일부에 333m² 규모로 조성됐다. 교육관에서는 소화기와 피난기구 사용법, 심폐소생술 교육 등 각종 재난 재해 관련 교육부터 호신술과 같은 생활안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016년 8월부터 운영된 교육관에서는 매년 평균 1만2000여 명이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체험관 2층에는 주민 휴게공간을 조성해 주민들의 심리적·공간적 접근성도 높였다. 내년에는 이 휴게공간에 디지털 안전체험관도 만들어 주민들이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놀면서 즐겁게 안전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목공방, 생활안전체험교육관처럼 유용한 콘텐츠를 얻을 수 있으면서 주민들끼리 소통하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우수상 강남구… 복지관-창고 개조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

서울 강남구 코엑스 건물에 있는 강남힐링센터에서 시민들이 명상수업에 참여해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노인과 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춰졌던 기본 복지시설 11곳을 지역 특색과 수요에 맞는 다양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STAY.G’는 공동주방, 공동거실 등을 갖췄다. 좁은 공간에 거주하는 1인 가구에게 센터를 통해 더 많은 활동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요리를 하고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이 일대에 1인 가구가 강남구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세곡동에 있는 세곡커뮤니티센터는 도서관, 헬스장, 데이케어센터, 카페 등이 조성돼 인근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노인을 위한 공간인 ‘강남70+ 라운지’에서는 문화강좌와 영화 상영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3곳 조성됐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인근 ‘미미위 클린 놀이터’에는 최첨단 공기청정시스템을 설치해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로 조성된 미미위 세곡 키움센터, 청담 키움센터는 놀이기구와 교재, 교구 등을 갖추고 있다.

나머지 5곳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다. 농아인쉼터는 도서실, 교육실, 스튜디오, 상담실 등을 갖췄고, 강남세움장애인통합지원센터와 역삼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과 여가문화활동을 제공한다. 강남세움근로사업장 ‘굿윌스토어’는 전국 백화점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판매장도 마련했다.

강남구는 코엑스 건물 내 창고를 개조해 ‘강남힐링센터’라는 이름으로 도심 속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접근성이 높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쉬어갈 수 있다. 주민뿐 아니라 주변 직장인, 코엑스 방문객에게도 열려 있다. 533m² 공간에 그네의자, 벽천분수, 벽면서가 등을 갖췄다. 요가, 가족힐링 프로그램 등 신체와 마음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대모산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체험 숲으로 조성됐다. 대모산 입구에 야생화원과 ‘무장애 나눔길’을 조성해 보행 약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품격 있고 효율적인 복지공간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주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수상 서대문구… 도심 속 버려진 공간을 문화예술 쉼터로

‘이화쉼터’에서 진행하는 문화프로그램 광경.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 근처에는 적절한 용도를 찾지 못한 채 놀리는 땅이 한 곳 있었다. 철길 옆, 골목 한가운데 대지 면적 237m² 규모의 땅이 유휴지로 남아 있다 보니 미관을 해치고 방문자들도 그 앞을 지나가기 꺼릴 정도였다.

주민들 사이에는 “슬럼화된 골목을 활기찬 공간으로 바꿔보자”는 요구가 점차 커졌다. 홍익대나 연남동 부근으로 젊은이들이 이동하면서 다소 위축된 이대 상권을 되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더해졌다.

서대문구는 2016년 이곳에 다목적 공용공간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구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에게 각종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유동 인구도 늘려 상권 활성화와 공간 기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1년여의 준비와 공사 기간을 거쳐 2017년 10월 ‘이화쉼터’의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다목적 무대로 쓸 수 있는 공간과 소규모 회의실, 야외무대 및 휴식 공간을 조성했다.

이화쉼터의 특징은 운영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지역 상인과 함께하는 플리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상인들을 지원하며 유동 인구 확대를 유도한다. 연극이나 글쓰기 프로그램, 인근 대학 동아리 공연과 주민들의 시 낭독회 등 소규모 문화행사도 종종 열린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이화쉼터가 지역 여러 구성원의 문화 향유와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수상 관악구… 청년-신혼부부 눈높이 맞춰 특화공간 조성

서울 관악구의 청년 창업 지원 행사.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주민 10명 중 4명은 청년(만 19∼39세)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청년 비율이 가장 높다. 관악구에는 이런 특수성을 반영해 청년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공간복지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신림동쓰리룸’은 청년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표방한다. 내부에는 지역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거실, 서재 같은 휴게공간은 물론이고 공유공간(세미나실, 작업실 등), 상담실, 사무공간 등이 있다.

‘낙성벤처밸리’는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공간과 부대시설을 지원하고 교육, 컨설팅 등도 제공한다. 이 시설들은 기존 주민지원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청년특화시설로 조성했다.

관악구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점을 고려해 육아 복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아 자연 배움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숲 체험 시설이다. 9곳에 설치된 기적의 놀이터도 자연지형과 자연물을 이용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리모델링한 것이다. ‘행복한 마마식당’은 더 이상 쓰지 않는 상수도 시설을 리모델링해 마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관악구에는 32곳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작은 도서관을 여러 곳 조성함으로써 주민들이 책과 좀 더 가까워지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주민들이 앞으로도 쾌적한 환경에서 더욱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복지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