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입법 독주]野 3개법안 무제한토론 첫 주자로 9일 밤 12시 회기 끝나 자동종결 與 “10일 임시국회서 공수처법 처리” 부수법안 먼저표결 ‘투표불성립’ 소동
김기현 비판에… 등 돌리고 휴대전화 보고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강행을 비판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일부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김 의원으로부터 등을 돌려 앉기도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9일 오후 9시 국회 본회의 연단에 오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61·4선)은 검은색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단 채 거여(巨與)의 공수처법 처리 강행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나선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을 헌법 위에 군림하는 신처럼 숭배하는 극렬 친문 집단의 집단 이성 상실로 대한민국은 지금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처리 과정 내내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 최후의 수단으로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거쳐 공수처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원법, 남북관계발전법 등 3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남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은 각각 필리버스터를 거친 뒤 하루에 한 건씩 순차적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의원 종결 동의서 제출 이후 24시간 후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 시 종결된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74명에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 김홍걸(제명), 이상직(탈당) 의원을 비롯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 의원 3명으로 180명을 이미 확보했다는 계산이다.
한편 이날 필리버스터에 앞서 국회 본회의에선 법안들이 무더기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의 일부 부수법안들이 연이어 표결에 부쳐졌다가 취소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야당 측 고성이 이어지자 민주당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투표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투표 불성립’으로 규정한다”고 수습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