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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100일내 1억명에 백신”… 日 “연내 접종 희망”

입력 | 2020-12-10 03:00:00

[불붙는 백신전쟁 ]英 이어 세계 각국 접종 속도전
美 백신책임자 “FDA 승인하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접종 가능”
日, 3억회분 확보… 검증 작업중
캐나다-이스라엘, 이달 접종 착수




이스라엘 도착한 백신… 총리 “가장 먼저 맞겠다” 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0만 회분이 도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처음 백신을 맞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20일부터 일반 국민을 상대로 접종을 시작한다. 텔아비브=AP 뉴시스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일반인 접종을 시작하면서 세계 각국의 백신 확보 및 접종 속도전이 본격화했다. 미국, 캐나다, 유럽 주요국이 보건당국의 백신 승인 및 배포의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백신 암거래 및 가짜 백신까지 나타날 조짐을 보이자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바이든 “취임 100일 내 1억 명 접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취임 100일 안에 1억 명의 미국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계획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백신 접종이 역사상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이 미 제약사의 백신을 접종할 우선권을 갖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에 시달려 온 그가 내년 1월 20일 퇴임 직전까지 백신 접종을 자신의 치적으로 돌려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FDA는 10일 외부 전문가 자문기구를 소집해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 허가 여부를 논의한다. 몬시프 슬라우이 트럼프 행정부 백신 개발 최고책임자는 폭스뉴스에 “FDA가 백신을 승인하면 즉각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르면 12일 혹은 13일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듀크대 세계보건혁신센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 6개 제약사로부터 약 10억10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 日·캐나다·이스라엘 등도 박차

일본 후생노동성 간부는 9일 아사히신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올해 중에라도 접종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사의 승인 신청과 정부의 안전성 확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월부터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서 1억2000만 회분, 모더나에서 5000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1억2000만 회분 등 총 2억90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캐나다 또한 이번 주 보건당국의 긴급 승인이 나오는 대로 다음 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도미니크 르블랑 내무장관은 8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산 백신의 해외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캐나다는 7개 제약사로부터 총 3억58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은 20일부터 일반 국민을 상대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쓰촨성 당국이 올해 안에 응급인력, 의료진 등 12개 고위험 직업군 약 200만 명에게 중국이 자체 개발한 백신을 우선 접종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영국인 2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가 회복 중이라고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약품이나 음식, 백신 등과 관련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이들에 대해 당분간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측은 “알레르기 반응은 새로운 백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예방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 백신 승인 국가로 여행 가는 상품까지 등장

유럽연합(EU) 유럽의약품청(EMA)은 8일 너무 빠른 백신 개발과 각국의 확보 경쟁으로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여전하다며 “부족한 백신의 초기 수량이 불안 심리를 자극해 백신 암시장 거래 및 위조 백신 제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시노팜 백신이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백신 접종이 먼저 승인된 미국 영국 등으로 여행을 가는 여행 상품까지 나왔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위르겐 슈토크 인터폴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은 범죄조직에 ‘액체로 된 금’이나 다름없다. 백신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EMA 또한 “특정 제약사 백신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여러 제품을 활용하는 ‘다수 백신’ 전략을 추진하고, 접종 대상자를 1년간 추적 관찰해 면역력 유지, 안전성 등에 대한 자료를 축적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 파리=김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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