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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비토권 뺀 공수처법 통과…野 “민주주의 망하고야 말아”

입력 | 2020-12-10 15:45:00

사진=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87명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자 보수 야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임명될 공수처장 청문회 준비 단단히 해야할 것”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직후 구두 논평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공수처를 세우기 위해 의회의 70년 전통도 윤리도 짓이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권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인가. 공수처가 지금은 낳아준 정권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권 말기엔 생존 논리로 갈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정권의 피붙이 수준의 공수처장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 원전 관련 조작사건 수사를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文정권, 무엇이 두려운가…원통하고 원통하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오늘 공수처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의회독재로 날치기 통과됐다”며 “통과된 공수처법 개정안엔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하며 내걸었던 국회에서의 제도적인 견제를 보장하는 야당의 비토권도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기관 개혁으로 포장되어 정권만을 비호하는, 그야말로 비밀경찰과도 같은 괴물 기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도대체 내 사람 공수처를 이토록 혼신의 힘을 다하여 출범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검찰의 칼끝이 윗선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가? 권력 비리 때문인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반문했다.

안 대변인은 “오물에 향수를 뿌려봤자 코를 찌르는 악취만이 가득하며, 좋은 취지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로 둘러싸도 내용물이 그렇진 않다는 걸 국민이 알고 역사가 알고 있다”며 “오늘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슬픈 역사가 한 줄 쓰여졌다. 유신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쟁취한 수십여 년의 민주주의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야 말았다. 원통하고 원통하다”고 일갈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