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임금의 산’ 의미로 작명 일제시대 ‘旺山’으로 지명 바꿔 강원연구원, 지명유래 연결성 검토 일본식 표기 등 정비 필요
강원 강릉시 왕산면은 고려 때 ‘임금의 산’이란 의미로 왕산(王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4년 조선총독부령에 따른 행정구역 개편으로 ‘성할 왕(旺)’을 써 ‘왕산(旺山)’으로 바뀌었다. 이후 100년이 지난 2014년에 지명 정비에 따라 옛 이름 ‘왕산(王山)’을 되찾았다.
평창의 발왕산(發旺山)과 중왕산(中旺山)도 2003년 3월 각각 발왕산(發王山)과 주왕산(住王山)으로 개명됐다.
우리 문화를 비하하려 어감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 평창 중대갈봉도 승두봉(僧頭峰)으로 바뀌었다.
강원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정책메모 ‘잊혀져 가는 고유지명, 강원도 지명 정비 방향 모색’을 통해 “강원지역 지명 정비에 대한 총체적 조사사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시군별 지역 내 정비 대상 지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거쳐 지명 복원 정비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식 지명 정비사업은 일제강점기 이전의 자료 연구 등 전문성을 요하는 부분으로 관련 전담 연구기관을 설립해 지역 사회와의 협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지명 연구는 1990년대 132건, 2000년대 138건이 진행됐으나 이후 연구는 69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지명 유래 연결성 검토를 통해 나타난 일본식 표기 지명은 발음의 유사성이나 왜곡된 한자 오기로 인한 것이 90개,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 지명으로 교체한 한자화 지명이 88개로 조사됐다.
유영심 강원연구원 강원학연구센터 부센터장은 “강원도의 올바른 지명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사업이 내년부터 6년 동안 진행될 계획”이라며 “역사 문헌 및 고지도에 있는 지명을 정리하고 지역별로 간행된 지명 자료집을 정리해 강원도 전자 지명사전을 편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