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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극우 손절’ 기류 확산 “아스팔트 우파 거리 둬야”

입력 | 2020-12-11 16:13:00

"과거로 회귀해선 안 돼" "강경 태극기 세력에 휘둘리지 말자"
비상시국연대 반문투쟁 지지해도 적극적인 참여는 안 할 듯




국민의힘이 재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반문 연대’ 결집에 나서면서 일부 강성보수 세력과도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자 당 내에선 우려를 나타내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보수진영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연석회의에 참석해 조기 정권퇴진을 목표로 하는 ‘폭정종식 민주쟁취 비상시국연대’ 출범에 힘을 보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분열된 보수 진영이 재결집하는 양상을 보이자, 정치권 일각에선 문재인 정권 퇴진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극우 세력과도 다시 손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내 과거와의 단절과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문정권 폭압이 심해진다고 과거와의 연대로 회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내 허물을 남의 허물로 덮어선 안 되고 덮을 수도 없다. 문정권의 실정이 과거 우리 당의 잘못을 모두 없던 것으로 덮어주지 않는다”며 “국민은 남의 허물을 지적하는 만큼 내 허물을 성찰하는 사람에게 지지를 보낸다. 아파도 잘못된 과거는 절연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반문재인 연대와 투쟁은 맞지만, 강경 태극기 세력에 휘둘리거나 탄핵반대 세력이 주도하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반대를 외치지만, 아스팔트 우파가 중심이 되는 반문 연대는 중도층을 등돌리게 하고 국민들의 눈살을 더 찌푸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주호영 대표와 안철수 대표가 반문재인 투쟁이 절박하고 긴요하다면 우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연대해서 정당이 주도하는 장내 투쟁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야당 밖의 시민사회와 연대할 경우에도 ‘탄기국’과 ‘범투본’처럼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비호감 세력과는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문재인 정권에 제대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야당이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야당, 즉 비호감 이미지를 해소하고 내년 보궐선거와 내후년 대선을 승리할 수 있는 중도층 견인이 가능한 야당이어야 한다”며 “도로 새누리당, 도로 한국당, 도로 태극기로는 절대 이기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배준영 당 대변인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상시국연대’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 정권의 무능, 폭정, 법치민주주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 범야권이 뜻을 한 번 같이 했다는데 의미가 크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정권교체가 꼭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정당, 시민단체도 각자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어서 그 방향에서 그것을 극대화한 후에 또 한 번 뭉쳐서 시너지 효과도 내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문 비상시국연대를 지지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본인이 복당을 원하시고 또 적극적으로 하시면 문호가 열릴 수는 있는데 다만 그 시기 문제라든지 방법상의 문제라든지 이런 거는 우리 정당 내부의 어떤 공감대가 형성돼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본다”고 답했다.

김은혜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상시국연대 공동대표로 추대된 데 대해 당 차원의 공식 참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원내대표가 개별적으로 갔다 온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시국연대의 투쟁 동참 여부에 대해선 “그분들은 그분들대로 하시고 당은 당대로 할 일이 있다”며 “주 원내대표가 말할 사안이지만 저는 들어본 적 없다. 비대위원장도 선을 그어서 염려 안 해도 될 듯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