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어 새벽까지 실시간 인터넷 방송 유튜버·BJ들
동네 주민들 "우리는 무슨 잘못이냐" 항의 이어져

“이건 도가 지나치다. 오히려 조두순보다 저 사람들이 피해를 더 주고 있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이 출소한 지 하루가 지난 13일 오후 1시께 경기 안산시 한 주택가.
연립주택과 빌라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한적한 주택가에 스마트폰을 카메라 삼각대에 올려 놓고 온라인 상으로 일명 ‘라방’(실시간 방송) 중인 유튜버와 인터넷 방송 BJ 등 10여 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일부 시민이 스피커를 가져와 ‘조두순 자결하라’라고 외치고, 이를 다른 시민들이 연호하는 모습 등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이처럼 소음이 지속되자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한 시민은 “지금 대체 뭐하시는 거냐, 이곳에는 5~6살 아이들도 있는데, 이래서 되겠느냐”며 “조두순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우리는 무슨 잘못이냐, 할 거면 피켓을 들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하라”고 이들에게 항의했다.
조두순을 찍으러 주거지로 찾아온 사람들에 대한 동네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조두순 집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금 직접적인 피해는 조두순보다 저런 BJ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어제도 새벽까지 시끄럽게 해서 우리 딸이 두 번이나 신고했다”며 “일부 BJ들은 인근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조두순이 사는 건물에 입주하고 싶다’고 문의하는 것을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이는 도를 넘어선 것이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허락 없이 촬영해 내 얼굴이 나가는 것도 불안하다. 오히려 저 사람들이 방송하며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른 사람들을 더욱 불러들이고 있다. 이건 저들이 잘못하는 것”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경찰은 전날부터 조두순 집 앞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폭행 및 주거침입미수 등)로 유튜버와 시민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 BJ인 A씨는 지난 12일 오후 2시 50분께 다른 인터넷 방송 BJ가 조두순 집 앞에서 짜장면을 시켜먹고 이를 개인방송에 올리자 “왜 이런 것을 올리느냐”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BJ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민 B씨는 같은 날 오후 8시 5분께 가스배관을 타고 조두순 집에 침입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B씨가 연행되는 순찰차를 가로 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전 안산준법지원센터 앞 도로상에서 조두순이 탄 관용차량을 파손한 시민 3명도 신원을 특정했으며, 이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형사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도한 언행으로 현행법을 위반한 경우 엄격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