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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생각해 봐”[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20-12-14 03:00:00


최근 미국 예일대 로스쿨 사서들이 뽑은 올해 주목할 만한 인용구 1위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의 “마스크를 써라(Wear a mask)”라는 호소가 선정됐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팀 로고 등이 그려진 마스크를 즐겨 쓰는 파우치 소장. 더데이·마켓워치·CNBC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래도 경쟁에서 너무 뒤처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No one wants to put their eggs in one basket.”

많은 나라가 선구매 계약을 통해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백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확보하는 위험 분산 전략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아무도 한 바구니에 계란을 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건 투자의 기본 원칙이죠. 수에리 문 제네바대학원 글로벌보건센터 공동책임자는 투자 원칙이 백신 확보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Just doing the maths, you can see it’s not enough to go around.”

내년까지 화이자 등 주요 백신 제조사들이 공급할 물량의 절반 정도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일부 나라가 이미 선점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나라들은 전 세계 인구의 10∼15%밖에 안 되지만 백신은 절반이나 가져간 것이죠. ‘국경없는 의사회’의 시드니 웡 총괄디렉터는 “계산을 해보면 (나머지 국가들이) 나눠 가질 만큼 충분한 물량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Do the math’는 ‘계산하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다’의 뜻으로, 미국에서는 ‘math’, 유럽 쪽에서는 ‘maths’라고 하죠. ‘Go around’는 의료품, 생필품, 음식 등을 나눠 가져야 할 때 쓰는 말입니다.

△“The biopharmaceutical industry has a once-in-a-generation opportunity to reset its reputation.”

그동안 거대 제약사들은 이미지가 좋지 않았죠. 그런데 이번에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백신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최고경영자는 말합니다. “바이오제약계는 평판 재구성을 위한 일생일대의 기회를 가지게 됐다”고. ‘Once-in-a-generation’ 대신에 ‘once-in-a-lifetime’을 쓰기도 합니다. 단어의 의미상 ‘opportunity(기회)’와 어울려 쓰는 경우가 많죠.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