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할퀸 삶, 2부] <1> PB 114명의 전망과 투자 전략
전문가들은 자산 격차를 좁히기 위한 유망 금융 투자처로 기업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국내 주식 투자를 꼽았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도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점쳤다.
○ 투자 전문가 절반 이상 “부동산 더 오를 것”
동아일보가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1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1년에도 갭코노미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응답자의 73.7%는 한국은행이 현 0.5%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위기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각국이 섣불리 금리를 올리거나 돈줄을 조일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중에 넘쳐나는 돈이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응답자의 56.6%는 내년에도 집값 상승을 점쳤고 63.7%는 전세금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전세대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대중부유층(중산층보다는 부유하면서 고액자산가보다는 자산이 적은 계층)의 순자산은 자산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이미 전년보다 약 1억1400만 원 증가했다.
○ “국내는 반도체와 배터리, 해외는 중국 유망”
투자 전문가들은 자산 격차를 줄이기 위한 유망한 금융 투자처로 국내 주식 투자를 꼽았다. 내년 유망 투자처(복수 응답)로 △국내 주식 투자(20.2%) △국내 주식형 펀드(19.0%) △해외 주식 직접 투자(18.7%) △해외 펀드(17.8%)의 순으로 답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24.8%)와 배터리(21.8%) 업종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정책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흐름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14.7%) 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유망 투자처로는 중국(38.5%)과 북미(33.3%)가 꼽혔다.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애플 등 미국 주식에 열광하고 있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가 반등할 여지가 많다는 게 이유다. SK증권 최석원 센터장은 “중국 정부는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는 ‘쌍순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정책 여력도 큰 편”이라며 “다만 중국 지방 공기업들의 부실 이슈가 있는 만큼 내수주를 추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yunjng@donga.com·신나리·김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