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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수출-주가 상승세, 희망적 지표” 野 “뜬구름 같은 자화자찬” 현실인식 비판

입력 | 2020-12-15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활력을 높이는 대책을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성과를 강조하며 경제와 방역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야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뜬구름 같은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 셧다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방역 실패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해 개선된 경제지표를 강조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 확산과 방역 강화로 내수와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의 거시경제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국 경제의 미래에 희망을 주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중앙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모든 방역 역량과 행정력을 집중해 코로나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에 경제 활력을 높이는 대책을 당부한 것.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빠른 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것이 수출”이라며 “기업의 현재 실적과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주가의 상승세 또한 우리 경제의 희망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반등할 것이라는 시장과 국내외 투자자들의 평가이며, 우리 기업들의 높은 경쟁력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10일 수출액은 1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9% 늘었다. 코스피 역시 12월 들어 2,700대를 넘어서면서 14일 2,762.2로 마감됐다.

하지만 경제지표 상승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격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 미국 영국 등이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은 백신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국민이 진정 듣고 싶은 말은 ‘과연 우리 가족이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자화자찬하는 수출 호조나 거시경제는 우리 기업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묵묵히 이뤄낸 것이다. 숟가락 얹지 말고 정부는 할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조금만 들여다보면 수출은 ‘반도체 착시’를 제거하면 결코 좋은 흐름이라고 할 수 없다”며 “정신승리를 할 때가 아니라, 경제 앞길에 놓인 시한폭탄을 치우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조 원의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이 피해 맞춤형으로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집행계획을 빠르게 마련하고, 집행 속도도 높여주기 바란다”며 “취약계층에 힘이 되도록 정부가 직접 100만 개 이상의 긴급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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