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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3단계+α’도 논의… “모임금지 10명→5명미만 의견도 있어”

입력 | 2020-12-15 03:00:00

[코로나19]‘1주평균 800명’ 3단계 상황 코앞
정은경 “하루 950∼1200명 예상… 식당도 테이크아웃만 허용할수도”
3단계보다 더 강력한 대책 시사
정부, 상향조정 앞서 여론수렴 나서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는 매일 950∼1200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최고 수준인 3단계 시행이 불가피해진다.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가 800명을 넘으면 거리 두기 3단계 기준을 충족한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2000명에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3단계 격상을 검토 중인 방역당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3단계+α’를 포함한 조치까지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미 적절한 격상 시기를 놓쳤다며 새로운 거리 두기 단계를 논의하기보다 3단계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재생산지수를 매일매일 실시간 산출하고 있는데 13일 기준으로 1.28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환자 수를 추계해보면 950명에서 1200명 사이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나타낸다. 정 청장은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이던 지난달 30일 “1, 2주 후에 700∼1000명까지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었는데 4일 뒤 600명대가 됐고, 13일 뒤엔 1000명을 넘었다.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18명으로 이 중 국내 발생 환자는 682명이다. 최근 일주일간(8∼14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는 733.9명으로 직전 일주일(538명)에 비해 200명 가까이 늘었다.

방역당국은 거리 두기 상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3단계에서는 10인 미만의 모임만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걸 5명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3단계 플러스알파가 될지, 3단계 마이너스알파가 될지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식당 등의 경우엔 밀집도가 3단계 기준인 8m²당 1명에서 16m²당 1명 등으로 강화될 수 있다.

3단계에서는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중단되기 때문에 운영이 가능한 시설에 대한 밀집도 규제 강화 등의 추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정 청장도 “(식당 감염이) 더 문제가 되면 테이크아웃(포장영업)만 허용하는 등 좀 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방역당국이 “거리 두기 3단계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수단”이라며 “3단계는 최종적인 단계이고 3.5단계, 4단계, 5단계 등은 갖고 있지 않다”고 한 것과 차이가 있다. 코로나19 3차 유행의 확산세가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3단계 또는 그 이상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기에 앞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단계 격상은 전격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국민들에게 미리 신호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현재 전문가그룹인 생활방역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지금 당장 3단계로 높여도 확산세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3단계로 올려도 확산세를 잡기 어렵다. 3단계로 올린다고 하는 게 록다운(봉쇄조치)이나 스테이앳홈(집에 머물러 달라)도 아니지 않냐”며 “국민들에게 집에만 머물러 달라는 ‘스테이앳홈’ 주문을 내려야 한다. 방역당국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 바로 3단계로 올려도 늦었다”며 “기준을 정했으면 제대로 시행한 다음에 수정할 부분이 있을 때 그때 얘기해야지 그런 결정도 안 하고 3단계 플러스, 마이너스를 언급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동웅 leper@donga.com·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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