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승인하고도 책임 회피 및 역할 은폐위해 거짓말" 비난
트럼프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 은퇴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의 죽음과 관련, 처음으로 이란을 공식 비난하며 레빈슨 납치에 책임이 있는 이란 정보 관계자 2명을 공개 지목, 제재에 나섰다.
레빈슨은 10여년 전 이란에서 불가사의한 상황 속에 실종됐고, 미 외교관과 수사관들은 오랫동안 그가 이란 정부 요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몇 주 안 남은 이날 발표는 이란의 역할에 대한 지금까지의 비난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 정보 관계자 2명의 이름을 지목해 비난한 것 외에도 이란 정권도 레빈슨 납치 음모를 승인하고도 책임 회피와 정부 역할 은폐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모하마드 바세리와 아흐마드 카자이라 등 이란 정보 장교 2명은 미국에 보유하고 있는 어떤 재산이나 자산도 압류된다. 또 미국과의 금융 거래도 제한된다.
이란 국영방송은 14일 밤 이 같은 제재 발표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레빈슨 가족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레빈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든 묻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015년 이란과의 역사적인 핵협정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에 대한 압박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올 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드론을 이용한 공습으로 살해하고,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민병대에 보복 공격을 가하는가 하면, 레바논과 예멘에서 이란 대리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최근 이란 핵 과학자를 살해했다.
미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 얼마 안 남은 지금 이같이 이란에 대한 행동을 쏟아내는 것이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이란에 공식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가 축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또 이란에 수감된 미국 시민들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 없이는 다음 정권이 이란과 어떤 합의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레빈슨은 2007년 3월9일 이란에서 실종됐다.
[워싱턴=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