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때 쓰인 수류탄
해변에서 가져온 수류탄(왼쪽)이 폭발해 그을린 싱크대와 부엌 벽면. 조디 페이스북 갈무리
영국의 한 모녀가 해변에서 주워온 정체불명 물체가 갑자기 ‘펑’ 하고 폭발했다. 알고 보니 제2차 세계대전 때 쓰인 수류탄이었다. 천만다행으로 폭발 순간 모녀는 재빨리 자리를 피해 다치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더선에 따르면 영국의 조디 크루즈(38·여)는 8살 난 딸 이사벨라와 함께 샌다운 해변을 거닐다 화석처럼 보이는 한 물체를 발견했다. 조디는 해당 물체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 이상한 굴곡을 가진 가벼운 물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인의 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금속의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조디가 소셜미디어(SNS)와 화석·고고학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며 어떤 물체인지 알고자 했지만 그것이 수류탄이라고 일러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고래 토사물처럼 보인다’는 SNS상의 조언을 토대로 뜨거운 핀으로 물체를 찔러봤다.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은 해당 물체가 2차 세계대전에 사용된 수류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디에게 “수류탄에서 나온 화학물질이 수도를 타고 올라갔을 수도 있으니 수도꼭지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조디와 딸은 다치지 않았다. 조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딸과 산책을 하며 종종 유리 조각이나 나무 조각을 수집하곤 했다. 이제 다시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