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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女는 고작 피부 고민? 총리실 만화, 맹비난 쏟아지자…

입력 | 2020-12-15 11:26:00

‘국민 비하’, ‘여성 혐오’ 비난 이어져




국무총리실이 소셜미디어에 ‘코로나 만화’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 처리했다.

지난 14일 오전 대한민국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코로나 우울 편’이라는 제목의 3컷 만화가 게재됐다.

해당 만화에서는 얼굴에 뾰루지가 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 눈물, 콧물을 쏟으며 “코로나 너 때문에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가고 마스크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지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라고 분노한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 나. 어디 풀 데 없나!”라고 외치기도 한다.

다음 장면에서는 정세균 총리의 캐릭터가 눈을 감고 모두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슴에 한 손을 얹고 등장한다. 그러면서 “모두 저에게 푸세요. 코로나 때문에 힘들고 짜증 나고 우울한 마음 저에게 시원하게 푸시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총리실은 만화를 올리면서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많이 힘드시죠? 짜증 나고 우울한 마음 모두 댓글로 적어주세요”라며 “여러분의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러나 만화가 공개된 직후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들의 현실 상황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마스크 때문에 피부가 뒤집어진다‘는 불만에 빗댄 것은 지나치게 가벼운 비유라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국민들을 어떻게 보는 것이냐”, “우리가 그저 한풀이하는 것 같나”, “피부가 뒤집어지는 게 아니라 속이 뒤집어진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또 ‘여성혐오’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 누리꾼은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든데…여자면 피부만 신경쓰나. 여성들의 자살률이 급증한 것은 아느냐. 여성관이 고작 이정도”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총리실은 14일 오후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15일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