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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지 보여줘” “배알도 없는 야당”… 엇갈린 보수진영

입력 | 2020-12-16 03:00:00

당초 이견보인 주호영, 회견 동석




보수 진영에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당의 변화와 혁신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호평과 함께 반발도 터져 나왔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어느 권력도 국민의 위임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위임하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면 책임을 져야 하며 국민께 사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썼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정진석 의원은 “진솔한 사과를 통해 역사의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자는 강한 메시지를 읽었다. 또다시 정치적 논쟁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통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이야 누구보다 크지만, 국민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하다. 미흡하다 느낀다면 백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사과 시점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장에 동행해 지지 입장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1970년대생 초선 모임 ‘지금부터’는 “반성과 성찰은 새로운 시작의 첫 단추다. 이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로 희망을 드리는 데 매진하겠다”며 지지 성명을 냈다.

하지만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컷 두드려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 참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세모 정국’”이라며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고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이었던 서병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들의 적폐를 덮어씌운 일부 무책임한 세력에 의해 탄핵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강행으로) 희희낙락하는 바로 오늘, 김 위원장은 기업할 자유를 틀어막고, 말할 권리를 억압하고, 국민의 삶을 팽개친 ‘입법 테러’를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한 통렬한 참회를 했어야 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국민의힘 민경욱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탄핵 표결로 끌어내리던 바로 그 시간에 야당석에 앉아 코웃음을 치던 사람(김 위원장)이 무슨 대신 사과를 한단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우리공화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의 사과는 국민을 속이는 쇼”라고 비판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사과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참 잘했어요’ 칭찬한다. 트로이 목마인지? 민주유치원 귀염둥이인지?”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찬반 논쟁이 이어지자 야권에선 “이번 사과가 뿌리 깊은 탄핵 갈등의 매듭을 풀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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