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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산림탄소순환체계 구축 위한 산림바이오매스 효율적 활용방안 필요”

입력 | 2020-12-16 11:26:00

국내 산림의 영급구조의 변화 추이 전망(출처-국립산림과학원)


 국내 산림의 노령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러 전문가가 심은 지 50년 이상이 된 노령림은 생장 량의 감소로 탄소흡수량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건설경기 불황 등으로 국내 목재 활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산림의 수령에 따른 비율분포 균형이 깨지는 영급부조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2050년 6영급(식재된 지 51~60년) 이상 면적비율이 76%까지 증가해, 산림의 탄소흡수량이 2020년 4520만 톤에서 2050년 1390만 톤까지 감소하게 된다. 해당 내용은 최근 발간한 환경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도 확인 가능한데, 2090년에는 강원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모든 전국권이 산림병해충 피해 반경에 편입된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산림분야 기후문제를 극복하고자 산림청은 더 적극적인 신규조림, 재조림, 산림갱신, 목재제품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림의 탄소 흡수 기능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인데,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주요 특징은 벌채 후 경제성이 없어 수집되지 않던 산물을 의미하며, 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은 국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산림이 건강하게 조성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산불예방, 산사태 방지 등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다.

현재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산림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임업의 과학적 측면과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부족한 상황에서의 견해로 합리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는 시각이 더 우세한 편이다.

유럽집행위원회에서도 지난 10년간 바이오에너지의 사용으로 유럽 수준에서 산림 기능 간 체계적 불균형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전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대다수 국제기구는 목재펠릿 등 산림바이오매스 생산에 따른 산림생태계 영향성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는 개별 산림을 분석 단위로 사용하는 경우 탄소 상환에 수십 년이 걸리는 탄소 부채가 발생할 수 있으나, 더 큰 지리적 규모로 추정했을 때 바이오매스 수요 증가가 탄소흡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목재펠릿을 생산하는 미국은 제조 원료에 원목을 일부 투입하는 등 균형 있는 목재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투입량은 전체 벌목량 대비 약 1% 미만에 불과하여 산림 영향성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예로 유럽법원에 제기된 1건의 소송을 들 수 있는데, ‘유럽에서의 산림바이오매스(목재펠릿) 이용이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 역시 법원은 지난 5월 침해받은 권리에 대해 논쟁할 수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문제제기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각하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목재펠릿을 재생에너지 생산에 투입하고 있어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거론함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은 탄소중립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을 실현하는 가치 외에도 산림재해 감소 및 산림의 건강성 회복과 유지,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 에너지안보 제고라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견해이다.

관련 연구를 수행한 충북대학교 한규성 교수(목재종이과학과)는 “국내외 산림현실과 IEA 등 권위 있는 기관의 논의에 근거해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지속가능한 산림경영활동을 통해 공급된 산림바이오매스의 에너지 활용이 산림의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일부에서의 우려는 지속가능한 숲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길 바라는 좋은 의미로 해석한다”면서, “국내 현실에 맞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제도가 활성화됨으로써 착한 산림탄소순환체계가 구축되어 우리나라 산림산업 및 목재산업이 발전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