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시무 7조’ 상소문을 올린 블로거 조은산이 16일 국민의힘의 대국민 사과를 비판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글을 남겼다.
앞서 정 의원은 전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사과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서울 지하철이 사고가 나서 출근길 서울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면, 서울시장이나 지하철공사 사장이 사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서울시 말단 공무원이나 지하철 매점 주인이 사과를 한다면 더 화를 돋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시 지하철과 아무 상관도 없는 뜨내기 승객이 사과를 한다면 이는 코미디 아니겠는가”라며 김 위원장이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긴 죽음만큼 무거운 게 세상에 어딨겠느냐. 모든 의혹과 진실을 덮고도 남는다”며 “그러므로 ‘고인에 대한 예우’는 곧 민주당에 대한 예우와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비꼬았다.
이어 “또한 죽음만큼 무서운 게 세상에 어딨겠느냐. 아이들의 죽음 앞에 ‘고맙다’라고 휘갈긴 누군가에게 죽음은, 이용 가치가 풍부한 사전적 의미에 불과했던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3월 대선 후보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자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고 고맙다”고 남긴 것을 꼬집은 걸로 보인다.
조은산은 “정 의원님께서도 야당 조롱하는 건 좋은데, 가끔은 죽음으로 당의 짐을 덜어준 어느 분들께는 마음으로라도 긴히 표해주시는 게 어떻겠느냐”며 “죽음의 정권을 창출할 수 있게 해주셔서, 죽음의 공수처를 출범할 수 있게 해주셔서, 서울시장 선거에 죽음의 후보를 낼 수 있게 해주셔서, 그리고 우리 당, 대국민 사과할 일 없게 해주셔서, 참 ‘고맙다’고”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한 개의 글로 이른 바, 불가침의 5대 성역인 세월호, 5·18 민주화 운동,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고 전태일 열사 중 세 가지를 침범했다”며 “이 글에 대한 반응이 벌써 눈에 보이는 듯하다. ‘감히 그 분을’ ‘같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뭐 이런 레퍼토리로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