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상, 하원이 합동으로 통과시킨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독일 등에 주둔하는 미군의 철군 문제도 거론됐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수권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국방수권법에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 내용이 없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우려 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 한국, 독일에서의 군대 철수와 배치에 대한 조항”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 같은 SNS 운영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와 연계해 국방수권법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 감축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의회가 국방수권법을 통해 제동을 건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의회는 “국방예산과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규정한 국방수권법은 통신품위법 230조와 상관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초당적 지지 하에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이 84 대 13, 하원은 355 대 78로 법안을 가결했다. 의회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다시 이를 무효화하는 안을 표결에 붙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법의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국방수권법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의 입장이 바뀌지만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최종 확정돼 시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