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완도바다 옮겨놓은 양식장… ‘기술’로 키우는 명품 광어

입력 | 2020-12-17 03:00:00

[2020 Sea FARM SHOW]육지로 심층수 끌어와 하루30차례 교체
사계절 수온변화 그대로… 찰진 맛 더해




9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에 있는 광어 양식업체 금원수산에서 김양곤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이 쫄깃쫄깃한 맛을 자랑하는 완도 광어의 인기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9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에서 광어 양식업체인 금원수산을 운영하는 정상기 씨(30)가 10m² 크기의 육상수조에서 3년생 3kg짜리 대(大)광어 먹이 주기에 한창이었다. 금원수산은 육상수조 양식장 54개에서 광어 12만 마리를 양식한다.

정 씨는 “청정 완도 바다에서 1998년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걸쳐 3대째 축적된 양식 기술로 최고의 광어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미식가들조차 완도 광어의 쫄깃쫄깃한 맛을 인정한다.

청해진(淸海鎭)이라고 불리는 완도는 크고 작은 섬 265개가 무리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바다생물 2200여 종이 사는 보금자리다. 리아스식 해안선 839km를 따라 갯벌, 해조류가 숲을 이룬 드넓은 바다가 있다. 이런 천혜의 여건은 완도 수산물의 맛과 향을 뛰어나게 한다. 완도의 대표적인 명품 수산물 중 하나가 광어다. 완도는 현재 광어 양식장 160곳에서 연간 1만5000t을 양식한다. 전국 생산량의 34%를 차지한다. 양식장들은 육지에서 500m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심층수를 끌어와 쓴다. 하루에 양식장 물을 30회 교체해 줄 정도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한다. 왕세호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상임이사는 “완도 광어는 오염물질 정화 기능이 있는 갯벌 덕분에 폐사율이 낮다”고 말했다.

광어는 한국과 일본, 중국에 서식한다. 온대성 어종인 광어는 5∼28도 수온에서 살 수 있다. 완도 바다는 난류성 해류가 흘러 수온이 8∼26도로 광어 서식지로 이상적이다. 완도 광어는 사계절 수온 변화를 그대로 느끼며 자라 맛도 찰지다. 큰 광어는 길이 110cm, 무게 15kg에 달한다. 김현철 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연구관(48)은 “한국의 광어 양식 기술이 가장 뛰어나 맛도 최고”라고 했다.

완도 광어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어민들이 3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 자연환경과 비슷한 양식 환경을 만든 것이다. 어민들은 1980년대부터 가두리 양식장에서 광어를 양식했지만 해저 바닥에 붙어 사는 광어의 습성 때문에 개선책을 찾으려 했다. 어민들은 자연환경과 비슷한 육상 양식장에서 답을 찾았다.

어민들은 좋은 치어를 찾는 데도 노력해 왔다. 2014년부터는 무항생제 시대를 열기도 했다. 300∼500g 치어에 접종하는 백신은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인다. 완도 광어는 사계절 바닷물의 수온 변화로 여름에는 쑥쑥 크고 가을에는 영양분을 축적한다. 겨울에는 체형만 유지한다. 최대한 자연 환경에 가깝게 양식돼 성장은 2, 3개월 늦지만 맛이 좋다. 어민들은 겨울에 차가워진 바닷물 수온을 히트펌프라는 대형 전기온수기로 최대 7도까지 올린다. 완도 광어의 명성에는 어민들의 이 같은 노력이 뒷받침이 됐다.

광어는 비린내가 없고 가격도 저렴해 국민 횟감으로 불린다. 저지방,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인 데다 환자, 노약자 영양식으로 좋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완도 광어는 kg당 1만5000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했다. 김양곤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은 “천혜의 바다와 어민들의 땀으로 빚어낸 명품 완도 광어가 코로나19 시대에도 국민 횟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의 맛 비결은 바닷속 맥반석”남녘 끝자락인 전남 완도는 국내 해조류의 최대 산지이다. 국내 전체 생산량 180만 t 중 70만 t 이상을 생산한다. 다시마, 미역, 톳 등 갈색 해조류에 들어 있는 후코이단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막고 면역력을 높이는 기능이 밝혀지면서 강력한 천연 면역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영양가가 높은 해조류와 해산물이 완도에서 많이 나는 과학적 근거도 나왔다.순천대 산학협력단 김정빈 교수 팀은 최근 용역 보고서에서 “완도 본도와 유·무인도를 포함한 모든 지역의 해저가 70∼90% 이상 맥반석으로 구성돼 있으며 갯벌 역시 다른 지역과 달리 맥반석의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모래와 펄이 혼합된 혼성 갯벌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 팀은 맥반석은 정화작용이 우수해 완도 해역 수질을 청결하게 유지해주고, 영양 염류도 많이 생성시켜 다양한 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평가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오래전부터 완도의 지반이 초석으로 형성돼 있어 수산물의 영양과 맛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는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12월 18일(금)∼2021년 1월 22일(금)
온라인(www.seafarmshow.com) 진행

주최: 동아일보, 채널A, 해양수산부
070-7434-0416, 2020sfs@suplakorea.com
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