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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6개월 연장…‘외환 안전판’ 내년 9월까지

입력 | 2020-12-17 05:58:00

2020.12.3/뉴스1 © News1


우리나라가 미국과 맺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내년 9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통화스와프는 유사시에 자국의 화폐를 맡기고 미리 약정해놓은 환율에 따라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계약으로, 일종의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놓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전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달러의 인기가 시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기를 종전의 내년 3월31일에서 9월30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19일 미 연준과 600억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7월30일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한 뒤 이번에 또 다시 계약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통화스와프 규모(600억달러)와 조건은 종전과 동일하다.

지난 3월은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을 때였다.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 가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덩달아 커졌다.

이에 따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 다음날인 3월20일 달러화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즉시 안정세를 되찾기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7.4% 폭등하고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3.1% 급락했다.

이후 한은은 3월29일부터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화대출을 실시했다. 총 6차에 걸쳐 198억7200만달러를 공급했다. 한은은 외환부문이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7월30일자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전액 상환해 현재 공급잔액은 없다고 설명을 붙였다.

최근 들어선 잇따른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소식에 전 세계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조달 리스크에 발을 동동 굴렀던 지난 3월과는 상황이 다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은 여전히 경제적 변수로 남아 있다. 이번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한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선호심리가 회복되고 국내 외환시장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연장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만기 연장 조치가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필요할 경우에는 곧바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