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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과학고문 ‘청소년 고의 감염’ 논의 논란

입력 | 2020-12-18 03:00:00

“어린이-젊은층 집단면역 형성을”
7월 주장… 백악관도 지지
민주당 의원들 이메일 입수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보건복지부 과학고문이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시켜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방안을 관료들과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폴 알렉산더 전 보건복지부 과학고문이 7월 주요 보건 당국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민주당 의원들이 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임명한 알렉산더 고문은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를 ‘사기꾼’이라고 비판한 이메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9월 물러났다.

알렉산더 전 고문은 7월 4일 마이클 카푸토 전 보건복지부 대변인과 6명의 고위 관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집단면역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은 위험이 전혀 없거나 아주 적다. 우리는 이들을 (코로나19에) 감염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같은 달 24일에는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에게, 27일에는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익명의 관계자들은 폴리티코에 당시 백악관은 알렉산더의 의견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카일 맥가원 전 CDC 수석보좌관은 “알렉산더 고문이 카푸토 대변인에게 보고하면, 카푸토 대변인이 백악관에 그의 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스웨덴식 집단면역 전략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내비쳐 왔다. 8월에는 ‘집단면역론자’인 스콧 아틀라스 스탠퍼드대 박사를 백악관 보건담당 고문으로 영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퇴원한 날 아틀라스 박사와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모여 집단면역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